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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 정선 _ 낯설지만 자유로웠던 시간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2025. 6. 19. 10:30

 

문득

어딘가로 혼자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누군가와 함께 움직이던 생활.

어쩌면 그 안에서 나 스스로를 챙길 틈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짐을 챙기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목적지는 강원도 정선. 산과 바람, 그리고 낯선 마을들이 나를 반겨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준비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그저 바람부는 대로 갔다고 해야 좋을 듯 합니다.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식당에 들어갈 때도, 숙소를 예약할 때도, 주변의 시선이 조금은 신경 쓰이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혼자 다니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젠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익숙해진다는 건 저에게는 좋은 신호였습니다.

다른 사람과 타협할 필요 없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걷고 싶은 길만 걸을 수 있는 혼자가는 여행.

그 자유로움은 혼자가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는 보상입니다.

 


 

정선역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향한 곳은 아우라지였습니다.

넓게 펼쳐진 물가와 그 위를 스쳐 지나는 바람, 그리고 고요함이 참 좋았습니다.

강을 따라 조용히 걸으며 아무 말 없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

조금은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는 데 이만한 선물이 있을까 싶습니다.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침묵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혼자서 밥을 먹는 일도 이젠 뭐 씩씩하게 잘도 합니다.

작은 식당에 들어가 따뜻한 곤드레밥 정식이 턱하니 나오는 순간!!!

음식의 마력에 이끌려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천천히, 내가 원하는 만큼 음미하며 먹는 식사는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

 


 

그날 저녁, 숙소 앞의 언덕을 올라 별을 봤습니다.

구름이 좀 있긴 했지만, 마냥 좋았습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밤하늘이 펼쳐졌고, 작은 소음도 없는 조용한 공간...

저는 그저 멍하니 하늘을 바라만 봤습니다.

대화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무언가에 홀린 듯, 제 눈은 구름과 별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고요함 속 편안함은 이럴 때를 두고 말하나 봅니다.

이번 여행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특별한 맛집을 찾아다니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걷고, 머물고, 쉬고, 느끼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아니, 집중이 되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내는 시간 속에서 지금껏 내가 얼마나 조급하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혼자라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외로움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제가 선택한 고독이 맞습니다.

이 고독이 주는 가르침에 그저 감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무 이유 없이 짐을 싸고 조용히 어디론가 떠날 계획입니다.

다음엔 바다가 보이는 곳이어도 좋겠고, 더더더 작은 시골마을이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냐가 아닙니다.

바로 나 자신을 얼마나 잘 마주하고 있는가... 이것입니다.